< 희망을 빌려 드립니다 '무하마드 유누스'과 '그라민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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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방글라데시의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던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는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대홍수로 인한 극심한 기아 때문에 디카의 거리는 먹을 것을 찾아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수도로 걸어온 사람들로 넘쳐 났습니다.
그들은 피골이 상접한 채로 거리에 앉거나 누워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 나갔습니다.
"길바닥에선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도대체 경제학 이론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는 학문적인 삶과 이론을 떠나 대체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굶어 죽어 가야 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마을을 찾아가 대나무 의자를 만드는 스물한 살의 수피아 데굼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녀가 들려준 것은 같은 처지에 있는 수천 명의 여자들의 이야기 였습니다.
중개인에게 미화 22센트 정도의 돈을 빌려서 대나무를 구입해요. 하루 일과가 끝나면 그 빚을 갚기 위해 하루 종일 만든 물건을 모두 중개인에게 팔아야만 하죠. 그러고 나면 주머니에 떨어지는 것은 2센트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이자가 너무 높아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릴 수도 없고 은행에서도 돈을 빌려 주지 않는 그들이 이 부당한 가난과 배고픔의 고리를 끊어 버릴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돈 22센트를 결코 손에 쥘 수 없었습니다.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그 마을에만 마흔두 명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일을 시작하기 위해 빌려야 하는 돈의 총합은 27달러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27달러를 꺼내 그들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주민들은 돈이 생기자 빌린 돈을 갚으러 왔습니다.
그리고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의 은행들을 찾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믿습니까?"
그는 자신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웃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 방식은 매우 독특했습니다.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는 보증이나 담보가 있어야 돈을 빌려 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그는 보증이나 담보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웃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 대가로 그가 원한 것은 믿음(신용)이었습니다.
자신을 믿고 돈을 빌려 준 그 믿음 덕분에 이웃들은 빌려간 돈을 제때에 갚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유누스는 그라민 은행(마을 은행)을 설립,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은 2007년까지 700만 명에게 65억 달러 이상의 금액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모두가 빌려 준 돈을 제대로 돌려 받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라민 은행의 상환률은 약 98.9%. 일반 은행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현재 그라민 은행은 방글라데시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가 있습니다.
무하마드 유누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난을 이기기 위해서는 조건 없이 주어지는 단발성의 자선을 행하기보다는 모든 경제 활동의 출발점인 인간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희망입니다.
이 가난과 희망은 어머니와 딸이다.
딸과 사귀고 있노라면 어머니는 어느 틈엔가 잊어버리고 만다.
- 장 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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